<앵커>
정부가 수업을 거부해 온 의대생들을 학교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유급을 피할 길을 열어주기로 했습니다. 돌아오기만 하면, 내년 의사 시험에도 응할 수 있도록 해주겠단 계획이지만, 정작 의대생들 분위기는 싸늘합니다.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들.
VF 지난 4월 기준, 휴학계를 낸 의대생은 전체의 57%인 1만 600여 명입니다.
최근엔 60%를 넘은 걸로 파악됩니다.
이대로면 집단 유급이 불가피한데, 정부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각 대학은) 의과대학 교육 과정 및 평가 운영을 학기 단위가 아닌 학년 단위로 전환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학기제' 아닌 '학년제'로 바꾸면, 유급 여부를 확정하는 시기가 내년 2월 말로 늦춰집니다.
성적 처리도 학년 말에 하게 되니, 1학기 때 수업을 안 들었어도 유급을 피할 길은 열리는 셈입니다.
정부는 또 3학기제나 야간수업으로 수업 보충도 가능하게 해주고, 내년 의사 국가시험도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학과와 형평에 맞지 않는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정부 입장에선 '의대생 복귀'를 위해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 셈입니다.
[최은희/교육부 인재정책실장 : 의료인력 수급의 원활함과 또 안정성,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그런 공익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 유급자가 많을 경우, 정원이 늘어난 내년 의대에서 교육의 질 논란이 커질 거라는 우려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의대생들 사이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많습니다.
[의대생 A 씨 : (의대 증원 철회는 없어) 복귀가 불가능한 정책은 그대로인데 진급을 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의대생도 "2학기에도 등록하지 않겠단 의대생들이 여전히 다수"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만약 이들이 연내 복귀하지 않으면, 의대 1학년의 경우, 내년 신입생 4천500여 명에 기존 학생까지 7천500여 명이 같이 수업을 받는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최은진, 디자인 : 강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