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든 사직하든, 그 여부를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오는 15일까지 확정 지으라고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사직 시점인데 정부가 강조해 온 6월이 아닌, 전공의들이 떠난 2월로 처리하겠다는 게 병원들의 방침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어제(8일) 정부의 통첩은 전공의들의 복귀나 사직을 15일까지 확정하라는 겁니다.
이를 안 지키면, 내년 전공의 정원을 줄일 수도 있다고 병원도 압박했습니다.
문제는 사직 시점.
정부는 사직을 처음 허용한 6월을, 전공의는 병원을 떠난 2월을 각각 주장해 왔습니다.
'빅5 병원'이 포함된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오늘 긴급회의를 열고, 전공의 사직 수리 시점을 '2월 29일'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관계자 : (2월 29일) 그날로 사직 처리를 해줘야지 1년 이후에 내년 3월에 또 지원할 수가 있는 부분도 있고….]
정부는 사직 시점을 2월로 소급해 주면, 그 이후 정부의 사직 금지 명령 등이 불법적 조치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6월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직 시점과 관련해 병원과 전공의 당사자 간 법률관계라며 정부가 어제 사실상 한발 물러서면서 병원으로 공을 넘긴 모양새입니다.
다른 쟁점도 불거졌습니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 자리를 9월에 새로 뽑으라고 했지만, 대한의학회는 내년에 3월에 모집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진우/대한의학회장 : 그런 것(9월 충원)은 지방 의료의 필수의료 붕괴를 더 가속할 수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아직 정부 대책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지방의 필수의료과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전공을 포기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지방 필수의료과 전공의 : 다시 이제 진로를 생각해도 되는 입장이라 오히려 좀 포기에 대한 입장이 훨씬 큰 것 같습니다.]
환자단체들은 "이번 사태 주동자에게는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거나 "전공의들은 정부와 협상에 나서라"며 병원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