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파업 구호 외치는 삼성전자 노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오늘(8일)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하기는 1967년 회사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사상 첫 파업 선언했고, 6월 7일 하루 연차 소진 방식의 쟁의 행위를 한 바 있습니다.
전삼노는 오늘 오전 11시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파업은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이어질 예정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총파업 설문조사에 참여한 8천115명 가운데 6천540명(노조 추산)이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 참가자만 5천211명에 달한다는 게 전삼노 측의 주장입니다.
전삼노 관계자는 "당초 6천 명 이상이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기상 악화로 실제 집회에는 4천∼5천 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무에 나서지 않는 등의 형태로 파업에 참가한 직원을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동탄경찰서 측은 이번 집회 참석 인원을 3천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파업 참가 규모가 클수록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 등 피해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우천 속에 진행된 결의대회는 개회 선언에 이어 총파업 참여 현황 공개, 조합원 현장 발언, 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은 검은색 우비에 '총파업'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했습니다.
결의대회 중간 현장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파운드리 클린 라인이 멈췄다', '연구소 계측 랏(Lot)이 다 섰다' 등의 글이 올라왔고, 참가자들은 이에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전삼노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특히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에서만 5천 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하기로 했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삼노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반도체 부문의 차질이 예상됩니다.
현재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며, DS부문 직원이 약 7만 명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입장입니다.
노조는 이번 파업 기간 노사 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전삼노는 "반도체 공장 자동화와 상관없이 설비, 점검 등 관련 인원이 없으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측이 10일까지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거나 반응이 없다면 무기한 파업으로도 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파업 목적을 '생산 차질'로 규정한 전삼노는 오는 9일과 10일에는 경기 기흥사업장에 있는 삼성세미콘 스포렉스 체육관에서 조합원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이어갑니다.
이처럼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모처럼 실적 반등의 흐름에 올라탄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됩니다.
한편, 전삼노는 오늘 오전 기준 조합원 수가 3만657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 명)의 24% 수준으로, 3차 사후 조정회의가 있었던 지난달 말 이후 1천600명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