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스포츠 113편] 7만 소련 관중 향해 '주먹감자' 날리고 조국에서 영웅 된 폴란드 육상 선수

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별별스포츠 시즌2'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기자 경력 34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올림픽에서 나온 논란의 세리머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폴란드의 브와디스와프 코자키에비치 선수가 바를 넘은 다음에 관중석을 향해 이른바 주먹감자를 날려 엄청난 파문이 일었습니다.
 
당시 경기가 열린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7만 관중이 운집했는데 코자키에비치는 두 번이나 주먹감자 세리머니를 선보였습니다. 코자키에비치는 이날 쾌조의 컨디션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경쟁자였던 소련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큰 후폭풍이 불어 닥쳤습니다. 소련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폴란드 정부에 코자키에비치가 소련 국민들을 모욕했다며 그의 금메달을 박탈하고 징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폴란드 측은 “절대 주먹감자 제스처가 아니었다”며 “코자키에비치가 팔이 아파서 한쪽 손으로 감싸며 세리머니를 하는 바람에 그런 동작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금메달 박탈까지는 이뤄지지 않았고, 소련 정부는 그에 대해 자국 입국 금지 조치를 하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폴란드 측의 이런 해명은 공공연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코자키에비치는 훗날 언론 인터뷰에서 주먹감자 제스처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노골적이었던 심판들의 편파 판정 그리고 외국 선수들을 향한 소련 관중의 야유에 맞서 그런 제스처로 응수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폴란드 국민들 사이에서는 공산권 종주국 소련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코자키에비치의 주먹감자에 통쾌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폴란드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올림픽에서 소련 관중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린 사연, 별별스포츠에서 소개합니다.
 
(구성 : 최희진 / 영상취재 : 박영일, 주용진 / 편집 : 한지승 / 디자인 : 고결 / 인턴 : 명지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