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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개업에 무인점포 '우후죽순'…절도 등 범죄에 무방비

쉬운 개업에 무인점포 '우후죽순'…절도 등 범죄에 무방비
▲ 무인점포서 아이스크림을 훔치는 30대

아이스크림·문구점 등으로 시작한 무인점포가 카페·디저트·반찬 등을 거쳐 스터디카페·체육시설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장하면서 관련 범죄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점포 개수는 전국에 1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업자등록만 하면 자치단체에 신고 없이 곧바로 개업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점포 수는 알기 어렵습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무인점포의 성장세는 폭발적입니다.

아파트 단지 등 배후상권이 있는 상가라면 무인점포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업종도 초기엔 아이스크림, 과자, 라면 등 먹을거리 위주의 점포가 대부분이었으나 이후 사진관이나 키즈카페, 파티룸 등 무인 공간대여 사업으로도 확장했습니다.

최근엔 헬스장과 테니스장, 스크린골프 등 실내 스포츠 사업에도 무인 시스템이 진출해 있습니다.

무인점포는 인건비를 거의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덕분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관리자가 현장에 없다 보니 절도나 재물 손괴,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범죄 사각지대가 되고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남부지역의 무인점포 절도사건 발생 건수는 2021년 698건에서 2022년 1천36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최근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무인점포 수가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범죄 발생 건수도 훨씬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달 19일 0시 15분 화성시 남양면의 한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는 10대 A 씨가 진열된 아이스크림 등 3천500원어치를 훔쳤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같은 달 13일 오후 10시 용인시 기흥구의 무인 편의점에서 50대 B 씨 등 2명이 3천300원 상당의 진열 물품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관리 시스템의 발달로 절도나 키오스크 파손 등의 행위가 CCTV에 포착되면 업주에게 곧바로 알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업주는 이를 확인한 뒤 경비업체에 알리거나 매장에 설치된 스피커로 경고 안내방송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속한 대응에도 범법행위를 강행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과거엔 CCTV에 찍힌 절도 장면 등을 가게에 붙이거나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는 등의 방법이 자주 쓰였지만, 손님의 얼굴 사진을 공개적으로 붙이는 게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 이후론 이런 방법도 어려워졌습니다.

경찰 역시 관련 사건이 급격하게 늘면서 치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용의자를 찾기 위해선 매장 주변 CCTV를 이용한 현장 탐문 수사가 필요한데 무인점포 관련 사건이 비교적 소액 사건인 데다, 긴급을 요구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수사 착수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원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C 씨는 매장 입장에선 소액 절도에 대응하기 위해 품을 들이는 것 자체가 더 손해일 수 있고, 곧바로 해결되기도 어려워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그냥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무인점포의 범죄 실태와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무인점포는 일반 사업체에 비해 범죄 피해 경험률이 매우 높고 반복 피해 역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기술 발전과 소비자 수용도 증가로 무인점포가 계속 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범죄 취약성 요인을 추가로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무인점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절도나 기물파손 등은 안 걸린다는 생각이 강할 때 할 수 있는 범죄라며 경찰과 점포 운영자 모두 강한 수준의 방범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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