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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파에 샌들을…" 순찰차 세운 시민 눈썰미, 치매 노인 구했다

[Pick] "한파에 샌들을…" 순찰차 세운 시민 눈썰미, 치매 노인 구했다
"조금 전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한 할아버지를 봤는데요, 이 추운 날씨에 얇은 외투에 샌들을 신고 계시더라고요."

한 시민의 제보로 치매 노인이 가족 품에 돌아간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2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5시 반쯤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한 시민이 지나가던 112 순찰차를 멈춰 세웠습니다. 

그는 "조금 전 인근의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얇은 외투와 샌들을 신고 정처 없이 걷는 할아버지를 발견해 집 위치를 물었으나 (할아버지가) 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마음이 쓰였지만 갈 길이 바빠 발걸음을 옮기던 중 순찰차를 발견해 제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문래지구대 소속 오권 경위(50)와 문형주 시보 순경(24)은 곧바로 순찰차에서 내려 시민에게 전해 들은 인상착의를 토대로 공원 일대를 수색했습니다.

당시 해가 지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고, 이튿날 서울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상태였습니다. 

약 30분 동안 주변 행인을 상대로 탐문과 수색을 이어가던 중, 오 경위와 문 순경은 시민의 말대로 샌들을 끌며 힘없이 걷고 있는 A 씨(76)를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A 씨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고 휴대전화도 없었기에 일단 언 몸을 녹일 수 있도록 A 씨를 지구대로 데려갔습니다. 

소지한 신분증을 토대로 신원 파악을 한 결과, A 씨는 당일 오전 9시쯤 경기도 광명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이었습니다. 

광명에서 안양천을 따라 몇 시간을 집 반대 방향으로 정처 없이 걷다가 발견된 것입니다. 

경찰은 A 씨 가족에게 연락해 A 씨를 안전하게 인계했으며, 다행히 A 씨는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 경위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상황에서 A 씨를 눈여겨보고 제보한 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주변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거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 있다면 경찰에 알려달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무사히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고 직업의 보람도 찾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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