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안개 속 타이완 총통 선거 D-1…선거 전야 막판 총력 유세전

안개 속 타이완 총통 선거 D-1…선거 전야 막판 총력 유세전
▲ 지난 8일 타이완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

타이완 총통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늘(12일) 각 당이 늦은 시간까지 막판 총력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타이완에서는 내일 최고 지도자를 뽑는 총통 선거와 113명의 입법위원을 뽑는 선거가 동시에 치러집니다.

과거 국민당 독재를 거친 타이완에서 시민 손으로 직접 총통이 선출되는 것은 1996년 이래로 이번이 8번쨉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날까지 결과를 볼 때 이번 대선은 독립·친미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와 친중 제1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어 누가 승리할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각 당은 한 표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이날 저녁 나란히 대규모 마지막 유세를 펼칩니다.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는 나란히 수도 타이베이 인근 신베이시에서, 제3의 후보인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타이베이 총통부 앞 거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입니다.

타이완에서는 전통적으로 선거 전야 총통부 앞 거리 유세가 정치적으로 큰 상징성을 띠는데, 추첨을 통해 결정한 이날 총통부 앞 유세 권리는 민중당이 따냈습니다.

이번 선거가 막판까지 안갯속인 까닭은 4년 전과 달리 표심을 몰아갈 뚜렷한 이슈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0년 선거 때는 홍콩에서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며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타이완 젊은층을 자극하며 '중국의 위협' 이슈가 크게 부각됐으나 이번에는 그만큼 파괴력이 있는 이슈가 없습니다.

대신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 민진당과 국민당 배후에 각각 미국과 중국이 자리한 듯한 구도가 부각되면서 이번 타이완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미중 대리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선거를 전쟁과 평화의 선택으로 규정하고 라이 후보가 당선되면 타이완해협 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해왔습니다.

타이완을 향한 무력 시위도 연일 펼쳤습니다.

허우 후보도 그간 유세에서 "민진당에 투표하면 양안(중국과 타이완) 간 평화가 없다"며 "모든 청년들이 전쟁터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전쟁을 원한다면 라이 후보에게, 평화를 원한다면 허우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타이완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타이완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민진당을 지원 사격해 왔습니다.

라이 후보는 "공산당을 수용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한다는 입장인 국민당이 집권하면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비판해왔습니다.

아울러 "주권이 없는 평화는 홍콩과 같은 거짓 평화"라며 수 년 새 중국에 의해 '민주주의 질식' 상태에 빠진 홍콩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양당이 중국 위협과 안보 문제로 대립하는 가운데,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2030 젊은 층의 현실적인 고민을 파고들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가 총통이 될 가능성은 작지만,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인기에 힘입어 민중당이 입법위원 수를 늘릴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권자 1천955만 명 중 2030 유권자는 608만 명으로 31%를 차지합니다.

이번 타이완 총통 선거는 지구촌 선거의 해인 2024년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선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이 첨예한 상황에서 누가 당선되든 타이완해협을 중심으로 세계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타이완에서 2000년부터 이어진 '8년 주기 정권 교체' 흐름을 깨고 민진당이 12년 연속 집권에 성공할 경우 중국의 타이완을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대로 국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영향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