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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난동' 조선에 사형 구형…울먹인 검사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에 사형 구형…울먹인 검사
검찰이 지난해 7월 대낮 서울 도심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오늘(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무작위 살인으로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에 해당한다"며 "분노와 열등감, 모욕죄 처벌의 두려움 등이 폭발해 다수 살인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반성문에 '감형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썼다"라며 "살인 사건 피고인 중 반성문에 '반성'이 아닌 '감형'이라는 표현을 쓴 피고인은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그동안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떤 합의 시도도 하지 않았다"라며 "범행에 앞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컴퓨터를 부수고,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도 했습니다.

"치명적인 부위만 계속 찌른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문"이고, 엄벌의 필요성이 지대하다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사는 특히 구형문을 읽어 내려가며 숨진 피해자 대학생 김 모 씨를 언급하던 중 여러 차례 울먹였습니다.

검사는 "피해자는 수능 직전 모친을 여의고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면서도 주변을 먼저 챙긴 어른스러운 청년이었다"라며 "힘든 상황에서도 명문대에 진학해 단과대 학생회장을 역임했고, 방세를 절약하려 주거지를 알아보던 중 일면식도 없는 피고인에게 영문도 모른채 살인 당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은 최후 변론에서 "돌아가신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죽을 죄를 저질렀다"며 "평생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은 구형 전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수사 기관에서 한 진술을 번복하며 심신장애로 인해 범행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휴대전화가 해킹 됐고 주변에서 나를 살인범으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망상이 시작됐다"라며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수차 언급했습니다.

앞선 수사기관 조사에서 '열등감이 폭발해 행복해 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고 싶어 범행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 "제대로 된 진술을 못 했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조선의 변호인은 범행 당시 망상 등 단기 정신병적인 장애가 발현됐다는 정신감정 결과를 토대로 심신장애를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조선은 지난해 7월 21일 낮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주변에서 22살 대학생 A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잇달아 30대 남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되기 전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관의 말에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안 되더라고", "X 같아서 죽였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촬영 돼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조선의 선고 결과는 다음달 14일 내려질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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