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낮은 지지율에 고심하던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에 불거진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당의 최대 파벌 '아베파' 소속 장관과 차관 15명 모두를 교체할 걸로 알려졌습니다.
도쿄 박상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매일 2차례 진행되는 마쓰노 관방장관의 기자회견.
퇴진할 거냐는, 질문이 쏟아집니다.
[마쓰노/일본 관방장관 : (기시다 총리가 마쓰노 장관을 경질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퇴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어진 직책을 수행해 가겠습니다]
사퇴를 거부했지만, 비자금 조성 의혹의 중심 인사라 경질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기시다 총리가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을 비롯해 아베파 장차관 15명 모두를 교체할 거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라 정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기시다/일본 총리 : 국정이 지체되지 않도록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야당은 내일(12일) 기시다 내각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하겠다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모레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 검찰이 비자금 수사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라 아베파 축출 인사는, 수사 시작 전에 단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수사인력을 50명 수준으로 늘려 소환 조사 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아베파는 자민당 의원 379명 중 99명이 소속된 최대 파벌이지만,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 피살 이후 구심점을 잃었습니다.
경질 인사와 비자금 수사는 아베파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20년간 총리 4명을 배출하는 등 사실상 일본 정치권을 좌지우지했던 아베파 해체로 이어지면서, 자민당의 권력구조가 요동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