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위 공직자가 총선에 나가려면, 선거 석 달 전 그러니까 내년 1월 11일까지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그 시기가 다가오면서 장관 출신이나 대통령실 참모들이 어느 지역에 출마할지 그 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여당의 지지세가 높은 지역으로 몰리고 있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박찬범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대통령실 개편과 중폭 개각 뒤 정무직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출마 채비에 나섰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여당 텃밭인 서울 서초을이나 성남 분당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분당을은 김은혜 전 홍보수석과 박민식 보훈부 장관도 노리는 곳입니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 지역구인 분당을은 2000년 이후 7번 선거에서 보수정당이 4번 이겨 여당으로서는 해볼 만한 곳으로 꼽힙니다.
안상훈 전 사회수석은 지역 연고를 이유로 강남권 출마를 고려 중인 걸로 알려졌고,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은 현 여당 지역구인 충남 예산 홍성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텃밭인 영남은 출마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보승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부산 중·영도구는 현직 장관과 차관급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경쟁하는 구도고, 부산 수영구는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장예찬 최고위원이 최우선으로 저울질하는 곳입니다.
여당이나 무소속 의원 자리를 노리는 건데, 서울 험지 당협위원장은 침몰하는 타이태닉호에 빗대 비판했습니다.
[김재섭/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서울 도봉갑) : (저희들은 갑판 아래에서) 구멍 난 배를 이렇게 때우고 저렇게 때우고 있는데 (갑판) 위에서는 드레스코드를 어떻게 맞춰야 더 좋아 보일까….]
현 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인사들이 양지만 쫓는 행보에 대해 공천 과정에서 텃밭은 집안싸움, 험지에서는 인물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이재성, 디자인 : 장성범·이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