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신체에서 나온 배변 패드 조각
뇌병변 장애를 앓는 환자의 항문에 위생 패드 조각을 여러 차례 집어넣은 60대 요양병원 간병인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68살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10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을 제한했습니다.
또 요양병원 시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A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56살 B 씨에게는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안 판사는 "(A 씨는) 간병인의 의무를 저버리고 피해자가 거동과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점을 이용해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학대하고 다치게 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죄책이 무거운 데다 피해자 가족들의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해자의 항문에서 위생 패드를 발견하고 끄집어내야 했던 가족은 매우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A 씨가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B 씨와 관련해서는 "학대당할 우려가 있는 피해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며 "A 씨가 24시간 요양병원에서 상주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벌금 3천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인천 남동구 모 요양병원에서 뇌병변 환자 64살 C 씨의 항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위생 패드 10장을 집어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그는 병상에 까는 패드를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범행했습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C 씨가 묽은 변을 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패드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고 진술했습니다.
C 씨는 A 씨의 범행으로 항문 열창과 배변 기능 장애를 앓게 됐으며, 병세가 악화해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