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 중인 EU 외교수장과 독일 국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에서 고전 중인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약속한 탄약 100만발 지원 계획이 사실상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7개 회원국 국방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내년 3월까지 (탄약 지원이) 100만발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EU의 탄약 약속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은 계속 나왔지만, EU 외교수장 격인 그가 직접 이를 인정한 건 사실상 처음입니다.
이날 회의장에서는 100만발 지원 목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특히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애초 100만발이 실현할 수 있는 목표였는지가 더 적절한 질문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드리스 스프루츠 라트비아 장관은 "'100만발'은 상징적인 수치"라면서 그만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열망과 야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하루하루 전장에서 러시아와 싸워야 하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탄약 수급은 실질적이면서도 중차대한 문제라고 AP 통신은 짚었습니다.
EU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합의 이후 8개월 동안 실제로 전달된 물량은 약 30만발에 그치고 있고, 약속 기한은 4개월 남짓 남았습니다.
각국은 이날도 탄약 등 우크라이나 지속 지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회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