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어제(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끝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wiz를 6-2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1994년 이래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습니다.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로 재창단한 1990년과 1994년 2차례 한국시리즈를 제패해 일약 명문 구단으로 올라선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기나긴 암흑시대를 겪다가 강산이 3번째로 바뀔 무렵에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습니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선발 투수진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은 kt wiz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마무리 고우석의 난조로 2-3으로 역전패 해 무겁게 첫발을 뗐습니다.
그러나 2차전에서 포수 박동원의 거짓말 같은 역전 투런 결승포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둬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이어 3차전에서 5-7로 패색이 짙던 9회초 오지환의 드라마틱한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또 뒤집어 8-7로 이겼습니다.
내줄 뻔한 2경기를 모두 잡은 LG는 4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인 8타자 연속 안타, 오지환의 단일 한국시리즈 최다 3경기 연속 홈런 등을 앞세워 15-4로 대승한 뒤 안방에서 벌어진 5차전을 6-2로 낚아 드디어 유광점퍼로 잠실구장을 수놓은 열성 팬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렸습니다.
kt는 정규리그에서 승패 차 '-14'로 최하위에 처졌다가 6월 이후 급반등해 무려 31승을 보태며 승패 차 '+17'로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1차 마법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NC 다이노스에 2패 후 3연승을 거둬 역대 5전 3승제 플레이오프 사상 세 번째 '역싹쓸이'라는 2차 마법을 펼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kt의 마법은 LG앞에서 힘을 잃었습니다.
최후의 보루 격인 불펜의 '믿을맨' 박영현과 김재윤이 차례로 홈런을 얻어맞고 2·3차전에 무너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LG의 공격은 화끈하고 대담했던 데 반해 kt의 중심 타선은 침묵하기 일쑤였습니다.
화력에서 밀려 불펜의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 끝에 LG에 무릎 꿇었습니다.
올해 가을야구의 초반 주인공인 약체라는 예상을 깨고 선전한 NC였습니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3위 접전에서 SSG 랜더스에 패해 암울한 분위기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나선 NC는 두산 베어스, SSG에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플레이오프까지 6연승을 내달려 공룡 야구의 저력을 뚜렷하게 각인시켰습니다.
다만, 정규리그 막판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은 에이스 에릭 페디가 정상 출격하지 못했고, 타자들도 엄청난 중압감을 겪는 포스트시즌을 9경기나 치르면서 체력 고갈로 진군을 플레이오프에서 멈췄습니다.
작년 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는 KBO리그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한 SSG의 조기 퇴장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한 번도 선취점을 내지 못하고 NC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내준 SSG는 시즌 후 김원형 감독의 경질이라는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초보' 감독인데도 팀을 5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려 경험을 쌓은 내년에는 더 나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리게 했습니다.
가을 잔치 초대장을 쥐지 못한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는 그들만의 가을야구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7회 연속 진출의 위업을 남긴 김태형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겨 대변신을 꿈꾸며, 삼성 역시 공부하는 지도자로 명망이 높은 이종열 단장을 새로 선임해 선수 스카우트, 육성의 새 판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의 가늠자가 될 FA 시장과 2차 드래프트는 다음 주 본격 막을 올립니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가 공개되는 KBO 시상식, 언론사 시상식을 거쳐 12월 11일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으로 프로야구는 내년 1월 하순까지 짧은 휴식에 들어갑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