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도 대표팀 김철광은 오늘(25일) 남자 73㎏급 16강 한국 대표팀 강헌철과 시합에서 승리한 뒤 강 선수가 청한 악수를 거부하고 돌아섰습니다.
유도에서는 경기를 치른 선수가 악수한 뒤 서로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퇴장하는데 보통 먼저 다가가기 마련인 승자가 오히려 상대의 인사를 거부한 겁니다.
김철광은 2018년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단일팀을 꾸려 혼성 단체전에 출전하며 친분도 쌓았던 선수여서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기간 언론 접촉도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에 입국하는 과정에서부터 미디어와 접촉하지 않았던 북한 선수단은 취재 영역이 통제되는 선수촌과 경기장 말고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열린 선수촌 입촌식 당시에도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약속한 것처럼 입을 다물었습니다.
시합이 끝나고 진행되는 믹스드존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은 기자들의 질문을 대부분 외면하고 있습니다.
예선 3경기를 모두 이긴 북한 남자 축구팀 선수들은 믹스드존을 빠져나가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답하지 않았고, 극히 일부만 "고맙다"며 축하에 사의를 표하는 정도였습니다.
어제 복싱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려던 몸짓을 하던 북한의 한 선수는 곧바로 코치진에 이끌려 말없이 믹스드존을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시합이 끝나면 매체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고, 현지 미디어센터를 비롯한 시설에도 종종 나타나는 다른 나라 선수단과는 차이 나는 모습입니다.
북한의 '스포츠 외교' 활동도 일단 외면상으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NOC) 대표단을 이끌고 항저우를 찾은 김일국 체육상은 복싱의 방철미를 비롯한 일부 주력 선수들의 시합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별다른 공개 일정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선수단뿐만 아니라 응원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축구 남자 대표팀의 시합이 열린 경기장에서 만난 북한 응원단은 응원 계기나 대회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철저히 입을 닫았습니다.
과거 남북 단일팀을 꾸렸을 때나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나름의 언급을 내놓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북한 선수단의 이런 모습은 최근 '신냉전' 기류 속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남북 관계가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 정지 징계로 무려 5년 만에 종합 국제대회에 복귀한 데다, 선수단 상당수가 '신예'들로 꾸려져 언론 대응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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