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찾았는데요,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는 등의 말로 단식을 말린 겁니다.
문 전 대통령의 설득이 통할까요? 단식을 중단할 명분, 즉 단식의 '출구'를 제공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 전에는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하는 등 체포동의 절차는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
문 전 대통령은 이 행사 참석하기 전에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20분 넘게 문병했는데요,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는 말을 주로 건넸습니다.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늘 생각하셔야 한다"는 말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의 단식을 말렸습니다.
이 대표는 건강이 좋지 않아 말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세상이 망가지는 것 같고,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아 단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걸음까지 하시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 문재인 전 대통령: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거든요. 근데 지금 뭐 20일이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은데. (중략) 그래도 지금 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거든요. 그러고 아마 지금 하시는 그런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또 국면도 달라지기도 하고. 이제는 또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 이재명 대표: 오늘이 9·19 합의한 날인데..
▶ 문재인 전 대통령: 오늘 63 빌딩에서 평양선언 5주년 기념식을 하는데 거기 갈 겁니다. 이제 이 대표 단식 위로도 하고, 또 만류도 하고 싶고. 솔직히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잖아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늘 생각하셔야 합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이틀째인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는데요, 당시에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건강을 잘 챙기라"고 했다고 합니다.
오늘(19일) 문 전 대통령의 문병이 이 대표 단식의 '출구'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동안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오래전 일이기는 하지만 1983년 5월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단식에 들어갔을 때, 윤보선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등 원로들의 권유를 받고 김 총재가 23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습니다.
그때처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문병이 이 대표 단식 중단의 명분이 될 수 있을지 정치권이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윤 대통령, 이 대표 체포동의안 재가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절차가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데 대해 "놀라움을 표한다"면서 불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체포동의안이 이렇게 빨리 처리될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표합니다. 체포동의안 이게 한두 페이지가 아니잖아요. 이렇게 빨리 결정하기 쉽지 않을 텐데, 해외에 계신데 신속하게 윤 대통령께서 하셔서 좀 놀랍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21일 오후에 표결을 하게 되면 당연히 그전에 의원총회를 할 계획이고...
-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뒤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합니다. 법률과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내일(20일)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뒤 모레(21일)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어제(18일) 민주당이 제출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같은 절차를 따르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교롭게도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사실상 모레(21일) 동시에 표결에 부쳐지게 된 겁니다.
이례적인 상황을 보게 됐는데요, 두 안건 모두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