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트비아-벨라루스 국경 순찰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가 벨라루스 국경에 병력을 더욱 증파합니다.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국경수비대의 요청에 따라 벨라루스와 국경에 병력을 증파하기로 했다고 PAP통신 등이 현지시간으로 8일 전했습니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앞서 폴란드 내무부는 전날 국경수비대가 벨라루스 국경에서 불법 월경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1천 명의 병력을 증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불법 월경 시도자는 1만 9천 명으로, 지난해 1만 6천 명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달 중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에 실패한 이후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소속 4천 명이 벨라루스에 배치되자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1천 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 차량을 확대 배치했습니다.
이어 이달 초 벨라루스가 영공을 침범하자 장비와 병력을 추가 배치했습니다.
현재 모두 2천 명의 병력이 벨라루스와 국경 순찰에 투입되고 있다고 PAP통신은 전했습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나토 동부전선에 불안정을 조장하는 게 목적이라고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밝혔습니다.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나토 동맹국이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도 벨라루스에 자리 잡은 바그너용병의 존재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 용병은 러시아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게 폴란드의 지적입니다.
군티스 푸자츠 라트비아 국경수비대장은 이날 델피포털에 "벨라루스의 바그너 용병들이 이미 라트비아와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했을 수 있다"면서, 올해 들어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라트비아에 불법입국을 시도하는 난민들을 도와 국경을 훼손한 사례가 46건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과거 월경을 시도했던 난민들이 주로 이라크 출신이었다면, 최근에는 출신국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란, 이라크,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쿠바, 아프리카 국가 등으로 뚜렷하게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그너그룹은 러시아나 벨라루스 외에 아프리카 등에서도 용병을 모집하는데, 불법 월경 시도를 하는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 출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들 중에는 바그너그룹이 모집한 용병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라트비아 국경수비대는 지난 6일 철조망을 뚫고 불법 월경을 시도하던 이들을 발각했다고 라트비아 LETA통신이 전했습니다.
벨라루스 국경수비대는 철조망을 잘라 이들의 월경을 도와준 뒤 철조망을 다시 봉해 이들이 벨라루스로 돌아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라트비아 국경수비대는 이들 불법 월경 시도자 4명을 붙잡아 출신국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LETA통신은 덧붙였습니다.
벨라루스는 이날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따라 뻗어있는 수바우키 회랑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개시했습니다.
수바우키 회랑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통과해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약 100km에 이르는 육상통로를 말합니다.
발트 3국을 나토로부터 분리할 수 있고, 역외영토와 이어지는 통로이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반드시 차지하고 싶은 요충지입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