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교사는 예비 살인자" 발언 사과한 교육감, 책임론에 입 연 오은영

충청북도 교육감이 "교사는 예비살인자"라고 말했다가 공식 사과했습니다. 안 그래도 마음이 멍든 교사들을 '예비살인자'라고 한 건 인격 살인이고, 지역 교육계 수장의 교사관이나 교육철학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죠. 초등학교 교사 사망 이후 교권 추락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는 오은영 박사도 입을 열었습니다.
  윤건영 충청북도 교육감이 어제(25일)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특강을 했는데요, 특강 중에 '교사는 예비살인자'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교사들은 예비살인자라고 인정하고 교사가 돼야 한다", "나는 (이런) 마음 자세가 안 되겠다 그러면 자퇴하고 나가라"라고 말했다고 참석 교사들이 전했습니다.

"적어도 교사의 눈빛 하나 교사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의 싹을 자를 수 있고, 살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라면서 '예비살인자'라고 말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윤 교육감은 "(학부모) 당신이 아이를 나한테 맡겼으면 이 아이는 내가 당신보다 (잘 교육할 수 있고), 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교사의 사명감과 전문성, 책임감 등의 교사 자질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입니다.

최근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불거진 상황에서 교권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졸고 있는 학생을 지도하다 문제가 생기면 교육감 개인번호를 알려줄 테니 나한테 전화하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윤 교육감의 특강 내용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특강 전체적인 취지가 좋은 뜻이라고는 해도 '예비살인자'라는 표현이 안 그래도 멍든 선생님들의 마음에 또다시 상처를 줬다는 거죠.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초교조)은 크게 반발했는데요, 윤 교육감의 발언을 '망언'이라면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교권 보호 방안을 밝히라고도 요구했습니다.

초등교사노조는 "지역 교육계의 수장조차 이런 시각으로 교사를 보고 있으니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는데요, "교사들이 자기 검열을 더욱 강화하기를 바라며 세뇌에 가까운 잘못된 신념을 심으려는 시도"라고 윤 교육감 발언을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윤 교육감은 '교사는 예비살인자'라는 표현을 종종 쓰는 듯합니다. 초등교사노조는 윤 교육감이 지난해 특강에서도 "교사들은 눈빛 하나로도 학생을 죽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점을 잊지 말고 이번 1급 정교사 연수에서 그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발언과 매우 흡사합니다.

아이들에게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자질을 잘 갖추자는 취지로 보이지만, '예비살인자'라는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게 교사들의 지적입니다.


"서이초 사건으로 상처 입은 교사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힘을 실어 줘야 하는 시기에 예비살인자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인격살인이나 다름없다" SNS에 올라온 한 교사의 반응인데요, 교사들의 생각을 잘 드러낸 듯합니다.
  윤 교육감은 지적을 받아들이고 하루 만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저의 발언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