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베이징에서는 병원 화재로 3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구조를 기다리는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죠.
대낮에 수도 한복판 병원에서 왜 이렇게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지 베이징 김지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 안에서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사람들이 창 밖으로 뛰어내려 탈출하는가 하면 침대 덮개로 이어 만든 줄을 타고 위태롭게 빠져나오기도 합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에어컨 실외기에 몸을 의지한 채 구조를 기다립니다.
베이징에 있는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어제(18일) 낮 1시쯤이었습니다.
불은 30여 분만에 꺼졌지만 환자와 보호자, 간호사 등 29명이 숨졌습니다.
건물 안에 있던 다른 환자들과 의료진 140여 명은 가까스로 대피했습니다.
현지 당국은 입원 병실에서 내부 공사를 하던 중 용접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오양/베이징 소방구조대 부팀장 : 입원실 내부 개조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현장에 있던 가연성 도료의 휘발성 물질에 옮겨붙었습니다.]
해당 병원은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베이징시가 지정한 의료보험 병원입니다.
특히 5층 이상은 요양 병실과 호스피스 병실이어서 입원 환자들의 거동이 어려웠고 이 때문에 고령 환자들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국은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하고 병원 원장과 공사 관계자 등 12명을 구금했습니다.
하지만 불이 난 지 8시간이 지나서야 화재 사실을 공개해 늑장 발표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화재 당시 동영상과 사진이 한때 SNS에서 삭제되기도 했는데, 이번 화재가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당국이 정보를 차단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최혜란, 영상출처 : 웨이보·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