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안우진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오늘(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타자들에게 야외 훈련을 건너뛰도록 지시했습니다.
짙은 미세먼지 농도로 경기 취소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훈련하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스트레칭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든 선수에게 마스크를 씌웠던 키움 선수단은 오후 5시 20분께 경기 취소가 선언되자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최근 5연패 늪에 빠진 키움은 미세먼지 취소 덕분에 전열을 정비하고 한숨을 돌릴 시간을 얻었습니다.
두산이 오는 13일 열릴 두 팀의 3연전 마지막 경기 선발 투수로 오늘 나설 예정이던 우완 김동주를 그대로 예고한 것과 달리, 키움은 선발 투수를 장재영에서 안우진으로 교체했습니다.
5선발 장재영의 선발 순서를 한 번 건너뛰고, 에이스를 투입해 꼭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입니다.
홍 감독은 "장재영에 대해 당장 큰 것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연착륙을 위해서 겨울에 준비했던 것들은 흔들리지 않고 보여주면 된다"면서 "올해 몇 승을 거두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역대 구단 최고액이자 KBO리그 2위인 9억 원의 계약금을 받은 장재영은 키움 마운드의 미래입니다.
올해로 입단 3년 차인 장재영은 이제는 조금이라도 성장한 모습을 증명해야 합니다.
홍 감독은 "이제 선발 한 축으로 자리를 잡고, 기량이 다져지는 시기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지난 등판도 위기에서 삼진을 잡거나, 땅볼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호평했습니다.
장재영은 시즌 첫 등판인 6일 고척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5볼넷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습니다.
홍 감독이 기대한 5이닝은 채우지 못했어도, 데뷔 이래 1군에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한창 선발 투수로 감각을 유지하고 꾸준히 마운드에 서야 할 장재영에게는 내몽골 사막에서 불어닥친 황사가 원망스러울 법합니다.
이 또한 아직 완전한 선발 투수로 인정받지 못한 5선발의 숙명이자 설움입니다.
대신 더그아웃에서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이자 우상인 안우진의 투구를 차분하게 지켜보며 투수에게 필요한 능력을 되새길 기회는 얻었습니다.
안우진은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첫 승리를 노립니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13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고, 삼진은 무려 24개를 잡아낸 안우진은 1패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