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 "저는 뼛속 깊이 소방관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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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운 현장 소방관 경험에 비추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정치에 투신했다"고 정치에 투신한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소방시설법 전부개정안 등 소방과 생명 안전 관련 입법 활동을 삶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비극과 절망도 뒤따랐다면서, 지난 3년간 순직한 동료 소방관들을 한 명씩 호명했습니다. "한 명 또 한 명 매년 동료들이 쓰러졌다"고 말할 때는 울먹임을 억누르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제 저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던 저의 사명, 제가 있던 곳이자 제가 있어야 할 곳인 국민의 곁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불출마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소방관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면 의정활동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요, 특히 지난달 만 29세인 성공일 소방관이 전북 전주의 한 주택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것을 두고 "더는 버텨낼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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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뼛속 깊이 소방관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서 불출마 결단을 다시 얘기했는데요, "정치에서 제가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말했습니다.
정쟁 중심의 정치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습니다.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한다"고 극심한 진영 대결의 정치 현실을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당부의 말도 했습니다. "진정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인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습니다.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정치 도전 멈춘다
오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영입 인재 5호였는데요, 2010년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으로 소방관 생활을 시작한 청년 소방관이었습니다. 소방관 경력 10년 정도 될 때 영입 인재로 발탁됐네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펴냈고,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위한 1인 시위 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암벽 여제'로 알려진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선수 김자인 씨 남편이기도 합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에 전략 공천돼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그의 이력이나 불출마 기자회견문을 보면,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인 오영환'보다는 '소방관 오영환'으로 불리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듯합니다.
추가로 밝혀지는 성공일 소방관 순직 이유
때마침 오늘(10일) 전북 소방본부가 성공일 소방관 순직 원인을 분석해 발표했는데요, 불 난 주택을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간 집주인을 구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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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구조가 2인 1조로 이뤄져야 하지만, 성 소방관은 급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홀로 진입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습니다.성 소방관은 현충원에 안장됐는데요, 최근에는 묘소에서 일부 물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유족들을 또 한 번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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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가 의심되는 사건에 대해 유족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표창원 이어 오영환, 정치 달라질 수 있나?
20대 국회에서 수도권 초선의원으로 활동한 표창원 전 민주당 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타협하고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상대를 공격하는, 대단히 좀 유치한 모습들을 봐 왔다", "좀비에 물린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전투구만 남는 정치에 대해 염증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불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하는데요, 당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상황에도 조 전 장관을 지지하고, 논리와 말빨로 지켜주는 도구가 된 느낌이 드니 '내 역할은 여기까지'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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