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오늘(2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당론 발의 여부를 논의했지만, 일단 '의견 수렴' 과정을 더 밟기로 했습니다.
2시간 넘게 비공개 자유토론을 하며 격론 끝에 일단 숨을 고르는 걸로 결론을 내린 건데, 그동안 자유발언을 자제해왔던 의원들이 대거 목소리를 내면서 이재명 대표와 원내지도부에 대한 '쓴소리'도 터져 나온 걸로 전해졌습니다.
우선, '소통 부재'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문제뿐 아니라 이번 주 토요일로 예정된 '대국민 보고대회' 등 장외 투쟁 방식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의사 결정", "지도부가 결정한 뒤 의원들에게 내려보내는 상황에서 당의 방침이 힘을 받을 수 있겠느냐", "장외 투쟁을 한 번만 하겠다는 건지 계속하겠다는 건지 설명조차 없다" 등의 불만 섞인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당론으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겠다는 원내지도부의 계획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였지만, "정치적으로 타이밍이 맞는 거냐", "윤석열 대통령과의 싸움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와의 싸움이 되는 것 아니냐", "헌재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 등의 우려도 이어졌습니다.
탄핵소추안 당론 추진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기 위해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에 원내부대표들이 60여 명의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의원 전원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지 않고 지금 결정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 "제대로 의견 수렴을 더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 추진과 관련해서는 원내지도부가 긴 호흡으로 정의당 등 범야권을 설득해 아군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두고도 '단일 대오' 필요성에는 일단 공감했지만,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장외 투쟁이 이어진다면 다음에는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원 동원이 잘 안 되고 있고, 어렵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가 모이지 않을 수 있다" 등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몇몇 의원들은 이 대표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 문제를 꺼내 들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뭘 하더라도 '방탄 프레임'에 휩싸일 것"이라며 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 문제에 동원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의원들이 왜 그 방탄 프레임에 끌려가야 하느냐", "소위 개딸(강성 지지자)에 더는 휘둘려선 안 된다" 등의 강한 비판 의견도 일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의원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SBS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비공개 자유발언을 모두 경청했다. 특별히 더 말을 얹지는 않았다"면서 "대표를 앞에 두고 쓴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오랜만에 의총다운 의총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