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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담보 잡힌 차 팔아도 배임죄 안 돼"

대법 "담보 잡힌 차 팔아도 배임죄 안 돼"
채권자에게 담보로 잡힌 자동차를 채무자가 처분해도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A 씨의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도소매업을 하던 A 씨는 2016년 제품 공급 업체에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자동차를 양도담보로 제공한다는 공정증서를 써준 뒤 이듬해 3월 그 차를 200여만 원에 팔았습니다.

검찰은 A 씨의 행위를 배임으로 보고 약식명령을 청구했습니다.

A 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1·2심은 "양도담보 약정은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법률상 효과가 있어 A 씨가 차량의 등록명의를 채권자에게 이전해줄 의무는 '타인의 재산 보호, 관리에 관한 사무'에 해당하고, 이 같은 임무가 있는데도 임의로 처분한 것은 배임죄"라며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채무자가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자신의 사무에 해당할 뿐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해준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여야 하는데,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입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등기가 필요하지 않은 일반 동산과 부동산을 양도담보로 설정한 채무자가 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에 대해선 이미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각각 있었다"며 "이번 사건은 등기가 필요한 동산인 자동차에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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