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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표 인권단체 '헬싱키 그룹'도 폐쇄 위기 직면

러 대표 인권단체 '헬싱키 그룹'도 폐쇄 위기 직면
▲ 2017년 인권상 시상식 참석한 푸틴 대통령과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 대표 류드밀라 알렉세예바

러시아 법무부가 자국을 대표하는 인권단체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이하 헬싱키 그룹)의 해산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현지시간으로 20일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헬싱키 그룹은 이날 성명에서 "법무부가 헬싱키 그룹을 해산하고 러시아 내에서의 활동을 금지하도록 모스크바시 법원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모스크바 지역 단체라는 법적 지위를 어기고 러시아 내 다른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헬싱키 그룹은 "해당 법에 따르면 타지역에서의 재판 방청, 지역 당국에 대한 호소, 지역 파트너 행사 참여 등이 모두 금지된다"며 "법무부는 이런 위반 행위들을 법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것으로 간주하고 단체의 해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스크바시 법원 대변인은 이날 제기된 법무부의 요청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헬싱키 그룹은 러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권단체로, 1976년 소비에트연방의 인권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인권 활동가와 과학자 등 반체제 인사를 중심으로 설립됐습니다.

매년 러시아 내부 인권 상황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펴내는 등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러시아 인권운동계의 '대모'로 불리는 류드밀라 알렉세예바가 단체의 공동 설립자로 참여했으며, 1996년부터 2018년 별세할 때까지 직접 대표를 맡았습니다.

헬싱키 그룹은 2012년 해외 자금 지원을 받아 정치적 활동을 하는 조직에 엄격한 규칙과 제한을 적용하는 외국대행기관법이 제정되자 외국 자금 지원도 포기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해 정권에 비판적인 야권 인사나 재야 단체에 대한 체포 및 해산 등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내 또 다른 대표적 인권단체로서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메모리알도 지난해 12월 대법원에 의해 해산 결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월 28일 항소가 기각돼 해산이 확정됐습니다.

메모리알은 옛 소련이 테러국가라는 허위 주장을 퍼뜨리고 나치 범죄자를 옹호했다는 혐의로 해산이 결정됐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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