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예비역을 대상으로 한 부분 군사동원령이 발령된 뒤 러시아인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으로 입국하는 러시아인이 일주일만에 30% 이상 늘었다고 EU 당국이 27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의 국경 수비 업무를 담당하는 프론텍스(Frontex)는 이날 "지난주 약 6만6천 명의 러시아인이 EU로 들어왔다"며 "이는 그 전주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론텍스는 "러시아인 대부분은 EU 회원국인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로 입국했다"면서 "지난 나흘(24~27일) 동안에만 3만 명의 러시아인이 핀란드에 도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경을 넘는 러시아인은 대체로 EU 내 거주허가나 비자를 갖고 있든지 이중국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프론텍스는 "러시아가 동원령 대상자들의 출국을 금지하면 불법 월경도 늘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론 러시아인의 EU 내 불법 체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27개 EU 회원국들은 지난 26일 국경을 넘는 러시아 병역기피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EU는 앞서 8월 말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이 발의한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금지 방안을 논의했으나 입장 조율에 실패했습니다.
대신 러시아인의 EU 입국 비자 수령 비용을 인상하고 처리 기간을 더 늘리기로 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에 발트3국과 폴란드는 지난 19일 독자적으로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도입했고, 핀란드도 유사한 조처를 할 계획입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예비역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으며 이후 징집을 피하기 위한 러시아인들의 국외 탈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