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서 집회를 할 수 있다고 며칠 전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이 집무실 반경 100m 안쪽에서는 집회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걸 두고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게 바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입니다.
이곳 주변 곳곳에서 1인 시위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데요.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반경 100m 이내 집회에 대해 금지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주변 교통 체증과 소음 등 시민 불편이 크고 대통령실 기능과 안전이 우려된다며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집회는, 계속 금지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겁니다.
앞서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로 볼 수 없어 주변집회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즉시 항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그제(11일) 법원의 결정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일 뿐"이라며 "본안 소송을 통해 대법원 판단이 나와야 판례로 정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이 허용한 성 소수자 차별 반대 시민단체 집회가 내일 열리는 가운데, 경찰이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한희/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 모든 집회가 다 경호에 위험이 되는 것도 아님에도 개별로 대응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금지하겠다는 거는 업무상 편의를 위해서 행정 편익을 위해서만….]
삼각지역과 이촌역 인근 아파트 밀집지로 집회 장소가 옮겨가면서 일부 주민이 탄원서 서명운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용산구 주민 : 아파트 앞에서 그렇게 하면 아파트 입주민들이 가만히 있겠어요. 시위 장소로 고정될까 봐 지금 저희들이 걱정하는 거예요.]
참여연대가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반발이 커지면서 관련 소송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