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검수완박 육탄전…민주, 아수라장 속 6분 만에 '땅땅땅'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어제(26일)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안팎은 심야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의석수 우위를 앞세워 검찰 수사·기소 분리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저지하려 피켓을 들고 몰려든 국민의힘 의원들이 극한 충돌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날 밤 7시쯤 법사위 소위 산회 직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방탄법, 검수완박 절대반대' '권력비리 은폐시도, 검수완박 반대한다' '국민독박 죄인대박'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속속 집결하면서 회의장 안팎으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국민의힘이 시간끌기 차원에서 안건조정위 소집을 요구, 여야 원내지도부가 한 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에 들어가면서 대치는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안건조정위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 시작하면서 양측은 다시 극한 충돌로 치달았습니다.

안건조정위는 이날 밤 11시 46분 개의해 8분 만인 11시 54분 개정안 의결을 마쳤습니다.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천 무효"를 소리치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산회 선포 후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김 의원을 향해 욕설이 섞인 고성과 삿대질이 쏟아졌습니다.

초반 비공개로 진행됐던 안건조정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취재진에 공개를 주장하며 회의장 문을 거칠게 문을 열어젖혔고,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 등과 국회 방호원들간에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법사위 사무실 내 가림막이 와장창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가 하면, 국회 직원들은 일부가 옷이 풀어 헤쳐지는 등 험한 상황이 벌어졌고 곳곳에서 거친 욕설과 고성이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도 '검수완박' 개정안은 민주당 단독으로 일사천리로 의결 절차를 이어갔습니다.

안건조정위 산회 직후 전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법사위 회의장에 도착한 박광온 법사위원장과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문앞에서 맞닥뜨리면서 얼굴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전체회의가 소집되며 이준석 대표도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표는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당내 의원들과 함께 박 법사위원장 의석 바로 앞을 지키며 압박했습니다.

이날 회의장에는 당 지도부와 함께 60명 안팎의 의원들이 집결한 것으로 국민의힘 측은 추산했습니다.

검수완박 개정안이 전체회의 상정 6분 만인 27일 0시 11분께 의결되면서 양쪽의 감정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의원들 사이에 반말은 물론이고 "술 먹고 행패냐" "죽여버릴 거야" 같은 험한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눈앞에서 '동물국회'에 버금가는 육탄전이 벌어지는 사이 주무부처 장관 자격으로 참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회의장 정중앙 좌석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했습니다.

검수완박 개정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속속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복도 앞에 도열해 피케팅을 하며 언론을 상대로 법안 처리의 부당성을 호소했습니다.

의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회의장 주변에는 법안 출력물로 추정되는 흰 종이와 부서진 기물 조각 등이 나뒹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