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던 배달 앱들이 최근 달라졌습니다. 지난 4월 22일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땡겨요 등 4대 배달 앱들이 서울시와 함께 다회용기 2차 시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겁니다. 이 업체들은 5월부터 서울 강남구와 관악구, 광진구 지역에서 다회용기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서울시는 이에 맞춰서 5백 곳의 음식점들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뒤늦게라도 다회용기 서비스에 참여하기로 한 배달 앱들의 결정은 다행스럽습니다. 배달 쓰레기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가장 큰 압력으로 작용했겠지만, 요기요 단독으로 서울시와 시행했던 지난 1차 시범 사업의 긍정적 결과가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회용기 정착 걸림돌…서비스 비용 1천 원 누구 몫?
가뜩이나 배달료가 올라서 건당 3~5천 원이나 드는데, 여기에 다회용기란 이유로 1천 원이 추가된다면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 쉽지만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다회용기 이용 소비자가 불이익을 받는 형평성 문제입니다. 정작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해 오염 유발 원인을 제공하는 일회용기 사용자는 추가 부담없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쓰레기 저감에 기여하는 다회용기 소비자는 오히려 더 돈을 내야 하는 시스템이라면 폭넓은 참여가 이뤄질 수 있겠냐라는 겁니다.
계정 분리 없이 뒤섞여 쓰이는 환경부 부담금, 형평성은?
이 돈은 환경부의 환경개선특별회계로 편입되는데, 폐기물 부담금만의 별도 계정이 없이 다른 부담금 및 세입원과 뒤섞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정 목적 때문에 준조세로 걷어진 돈인만큼 당초 목적에 부합하는 사용처에 한정해 쓰이는 게 맞는 건데, 계정을 나누지 않고 뭉뚱그려 사용하다보니 용도 외로 전용한 건지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폐기물 관련 환경부 사업비, 업계 부담금 의존도 심해
다른 분야는 어떨까요, 수질 보전 분야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수질 관련 부담금은 2종류가 있는데, 수질개선부담금 145억 원, 수질환경배출부과금 113억 원으로 2020년 전체 부담금 징수액 가운데 3%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환경부가 사용한 돈(환경개선특별회계) 가운데 수질보전 및 관리 분야에 2조 2,702억 원이 사용됐습니다. 전체 환경개선 특회 세출 가운데 34%를 차지했습니다.
또 한 가지 알아야 할 건, 환경부가 걷은 각종 부담금만으로는 세출 항목 전체를 커버할 수 없어서 일반회계 전입이란 형식으로 도움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일반 회계란 정부가 거둔 세금 가운데 기재부가 각 부처에 나눠준 예산액을 말합니다. 각종 부담금 수입(8,415억)보다 일반회계 전입금(5조 899억) 규모가 6배에 달할 만큼 큽니다. 그리고 이 모든 돈이 계정 분리 없이 하나의 바구니에 담긴 뒤 뭉뚱그려져 쓰이고 있는 겁니다.
정부 일반회계 지원 늘려야 업계 간 형평성 논란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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