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재료로 가득 찬 냉장고…보이지 않는 손
중국 네티즌들은 천퉁 부시장이 방역복을 입은 모습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사진에서 천 부시장의 손은 소매로 보이는 흰색 천 속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냉장고를 열 때도 걸을 때도 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이용자들은 "부시장이 바이러스를 두려워하는 게 보인다." "도라에몽(일본 만화 캐릭터)이 나타났다." "상하이는 국제도시임이 틀림없다. 손이 불편한 사람도 부시장이 될 수 있다."라며 비판과 조롱을 쏟아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봉쇄 초기부터 심각한 식료품 부족에도 관영 매체들은 물자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선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봉쇄는 기약 없이 길어졌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의 주민들이 이례적으로 단체 항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실과 다른 방역 당국의 '보여주기식' 행보가 이어지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쑨춘란 중국 부총리가 방역 현장이 아닌 한 고층 건물 위에서 브리핑을 받는 것에 대해 비판이 일었고, 상하이 1인자인 리창 중국 공산당 상하이 서기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주거 단지 시찰에 나섰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촬영자는 "단지를 봉쇄한 철조망에 문제가 없는데도 20여 일 만에 새 철조망으로 교체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철조망 교체는 도대체 누가 보라는 것인가, 상하이 간부들이 보라고 하는 것인가? 먹을 쌀도 채소도 없다.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장했습니다.
1,600만 명 여전히 격리…"저질 음식재료 공급" 시인
상하이시는 21일 기자회견에서 "격리 중인 주민들에게 제공된 음식재료 일부가 불량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한 신고 핫라인을 개설하고 엄격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식료품 부족과 저질 논란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 고조되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입니다. 상하이의 일부 지역 주민들은 썩은 채소는 물론이고 젖꼭지가 달린 돼지고기, 유통기한이 2개월 지난 닭고기 가공품 등을 받았다며 항의해 왔습니다. 사재기한 식료품을 고가에 팔에 150만 위안, 약 2억 9천만 원을 챙긴 사람도 적발됐습니다.
21일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는 1만 7천여 명으로 닷새 연속 감소했지만 계속된 봉쇄에도 감염자 수는 큰 폭으로 줄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방역 당국은 상하이 봉쇄가 추가 확산을 방지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면서 제로 코로나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상하이시는 격리 시설 밖에서 감염자 안 나오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 상태에 도달해야만 봉쇄를 서서히 풀 수 있다며 22일부터 또 모든 주민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