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 필리핀,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중국 견제 강화"

미국과 필리핀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병력 8천900명이 참가하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을 시작했습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번 훈련에 대해 "양국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필리핀은 지난 2016년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행보에 따라 미국과의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해왔습니다.

지난 2017년 발리카탄에 동원된 병력은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5천500명에 그쳤고 이후에도 매년 훈련 규모가 줄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재작년에는 아예 훈련이 취소됐습니다.

양국은 지난해 훈련을 재개했지만,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해 병력 640명만 참가시켰습니다.

올해 발리카탄은 2주간 진행되는데 수륙양용 공격 차량이 대거 동원되고 실제 화력 훈련도 이어집니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세력 확장을 시도 중인 중국에 대한 견제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해상 안보 및 테러 대응, 재난시 구조 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합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외에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타이완,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입니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해 군사기지로 만들고 있는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군함이 필리핀 영해를 침범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재작년 2월 미국에 방문군 협정(VFA) 종료를 통보했다가 이듬해 7월에 이를 철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