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교전지역 민간인 2만3천 명 이상 대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교전 지역에서 2만3천 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9일) SNS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수미에서 폴타바에 이르는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1천600명의 학생과 3천500명의 시민을 구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키이우 인근 도시와 마을에서 대피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미 1만8천 명 이상이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 보르젤, 디메르 등지에서 탈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수미-폴타바 외에도 마리우폴-자포로지예, 볼노바하-포크로우스크, 이지움-로조바야, 에네르호다르-자포로지예 방향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을 대피시키기로 하고, 인도주의 통로 주변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임시 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많은 지역에서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보좌관은 "키이우 일부 지역과 수미, 에네르호다르 지역에서만 민간인 대피가 이뤄졌으며, 하르키우에서는 민간인이 교전 지역을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인도주의 통로 개설 작전을 방해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인도주의적 대응을 위한 정부 부처 간 조정본부' 지휘관 미하일 민진체프는 이날 러시아 측이 제안한 10개 노선 가운데 키이우 남부 방향 노선, 수미-폴타바 노선, 마리우폴-자포로지예 노선 등 3개 노선만 조율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측이 추가로 제안한 에네르호다르-자포로지예, 볼노바하-포크로우스크, 이지움-로조바야 등에도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노선을 통해 실제로 주민 대피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민진체프는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주민 대피 작전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방해로 예상됐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의 인도주의 상황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인도주의 통로를 따라 러시아로 가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장은 거짓이며 도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전날 키이우, 체르니히우, 수미, 하르키우, 마리우폴 등 5개 도시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내 다른 도시들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10개의 인도주의 통로 노선 개설을 위해 9일에도 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