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연(28)은 27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TV 시리즈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오징어 게임'에서 북에 남아 있는 어머니를 남한으로 데려오려다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한 뒤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하게 된 새터민 강새벽을 연기했습니다.
새벽은 초반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점차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는 인물로, 정호연의 신비로운 마스크와 독특한 목소리 톤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호연은 사실 배우이기 전에 모델로 10여 년간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고등학생 때 모델 활동을 시작한 그는 패션모델 선발 프로그램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이하 '도수코') 시즌 2와 4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며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광고와 쇼에 출연했으며, 2018년 9월에는 세계 여성 모델 랭킹 톱(TOP) 50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배우로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20년 모델 소속사 에스팀에서 배우들이 주로 있는 사람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면서입니다.
회사를 옮기고 한 달도 안 돼 잡힌 '오징어 게임' 오디션을 위해 뉴욕 패션위크 일정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첫 연기 데뷔를 하게 된 정호연은 새벽의 새터민 사투리 등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기도 합니다.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국내 여자 배우 중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해외 명품 브랜드 뮤즈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루이비통의 패션, 시계, 주얼리 부문 글로벌 하우스 앰버서더로 발탁됐고, 올해 1월에는 샤넬 뷰티 캠페인 광고 모델로 발탁됐습니다.
또 미국판 보그 올해 2월호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동양인이 미국판 보그의 단독 표지모델이 된 것은 창간 이후 130년 만에 처음입니다.
정호연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도 세계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정호연은 지난해 10월 미국 인기 TV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해 진행자 지미 팰런과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젠데이아 등이 소속된 미국 대형 연예 에이전시인 크리에이티브아티스트에이전시(CAA)와 전속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해외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