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은 20대 여성 A 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어제(27일) 밝혔습니다.
갓난아기 버린 20대 친모, 과거 두 아들 학대 혐의
당시 다른 층에 살던 집주인이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니 집 안은 쓰레기로 가득했고 먹다 만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기들이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A 씨는 "허리가 아파서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올해 초 A 씨가 남편 B 씨와 별거한 뒤 친정이 있는 창원으로 내려와 수시로 두 아들을 방치한 채 외출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남편 모르게 임신한 아기"…집에서 낳고 의류수거함에 버렸다
아기는 다음 날 밤 11시 30분쯤 헌 옷을 수거하려던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아기는 알몸 상태로 수건에 싸여 숨져있었습니다.
경찰은 의류수거함 인근 CCTV 등을 분석한 끝에 지난 23일 오산시 소재 자택에서 A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남편 모르게 임신해 낳은 아기여서 이를 숨기기 위해 의류수거함에 버렸다"며 "남편이 거실에 있을 때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아기를 몰래 낳은 뒤 곧바로 유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남편 "아내 임신 전혀 몰랐다, 범행 충격적"
그러면서 "경찰관으로부터 아내의 범행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이 너무 컸다"며 "임신 소식을 내게 솔직히 알려줬더라면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아가야, 부디 그곳에서는 행복하렴"
의류수거함 앞에 놓여진 테이블 위에는 우유, 사탕, 기저귀, 젖병, 장난감 등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추모 공간을 찾은 한 주민은 "어린 아기가 추운 겨울에 이토록 끔찍한 일을 당했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아기를 유기한 친모의 남편 B 씨도 어제(27일) 이곳을 다녀갔습니다.
한편 경찰은 A 씨가 의류수거함에 유기할 당시 아기가 살아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아 경찰은 우선 A 씨에게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아기의 친부가 누구인지와 사망 원인, 시점 등을 정확히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기된 아기에 대한 유전자(DNA) 검사와 부검을 의뢰한 상황"이라며 "부검 결과에 따라 A 씨에게 다른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