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부경찰서는 오늘(21일) 살인, 사체손괴·유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허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허 씨는 오늘 오전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서 빠져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검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는 송치되기 전 미추홀서 앞에서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범행을 (부인하다가) 왜 자백했느냐"는 질문에는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어딜 찾아가려고 했다'고 말했는데 어딜 다녀오려고 한 거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속상한 마음에 시신을 유기한 곳에 네 번 정도 가서 술도 두 번 따라놓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허 씨는 마스크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마스크 벗으며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절대 싸우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허 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6분쯤 인천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A 씨를 주먹과 발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애초 허 씨의 범행 시점을 당일 오전 2시 6분부터 24분 사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조사를 거쳐 오전 2시 6분으로 특정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112에 신고했다가 전화를 끊자마자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범행 시간을 특정해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노래주점 내 빈방에 A 씨 시신을 이틀간 숨겨뒀다가 차량에 옮겨 싣고서 인천 무의도와 강화도 등지를 돌아다녔고, 같은 달 말 부평구 철마산 중턱 풀숲에 버렸습니다.
현장 정밀감식 결과 허 씨가 운영한 이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A 씨의 혈흔과 미세 인체조직이 발견됐습니다.
그는 범행 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했고 인근 마트에서는 14ℓ짜리 락스 한 통, 75ℓ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직후 혐의를 전면 부인한 허 씨는 이후 "A 씨가 툭툭 건들면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혼나봐라'라며 112에 신고했다"면서 "화가 나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경찰은 허 씨를 구속한 이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그의 이름·나이·얼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A 씨는 살해되기 직전인 당일 오전 2시 5분쯤 "술값을 못 냈다"며 112에 신고했지만, 인천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는 관할 인천 중부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폭행과 상해 등으로 여러 전과가 있는 허 씨는 과거 인천 지역 폭력조직인 '꼴망파'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2017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적발됐으나 폭력조직원들의 동향을 살피는 경찰의 관리 명단에는 없었습니다.
허 씨는 폭력조직 활동으로 2019년 2월 기소돼 지난해 1월 보호관찰과 함께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번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인천보호관찰소는 보호관찰 대상자인 그를 상대로 지난해에는 6차례 '출석 지도'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전화로 8차례 '통신 지도'만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법무부는 앞으로 조직폭력사범의 경우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가 낮게 나오더라도 대면 지도·감독을 통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천경찰청도 A 씨가 살해되기 직전 신고 접수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감찰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구성 : 민경호, 영상취재 : 임동국, 편집 : 차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