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12일(현지시간) 개막한 제3회 파리평화포럼의 관심은 코로나19 백신에 온통 쏠려있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앞서 전해졌기 때문이다.
포럼에 참가한 각국 인사들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최빈국조차도 백신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화상으로 열린 세션에 참가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우리는 코로나19에 지쳤을지 모르지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지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백신이 긴급하게 필요하기는 하지만 하나의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집어넣고 백신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세션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부 장관은 "독일 기업이 미국 파트너사와 개발한 백신이 실제 효과가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공공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우리가 백신을 갖는다는 것은 첫 단계일 뿐 이 백신을 어떻게 전 세계와 공평하게 나눠 갖느냐가 중요하다"며 백신 공동 구매와 배분을 추진하는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선상에서 이날 포럼에 참가한 국가들과 기관들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공평한 배분을 보장하기 위한 WHO 주도 이니셔티브(ACT-A)에 총 5억달러(약 5천567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프랑스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각각 1억유로(약 1천315억원), 스페인은 5천만유로(약 657억원)를 내겠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영국 정부도 다른 나라가 정한 금액의 4달러(약 4천450원)당 1파운드(약 1천500원)씩 기부하기로 했으며,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도 7천만달러(약 779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엘리제궁에서 주재한 대담에 함께한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로 휘청인 경제를 되살리려면 주요 20개국(G20)이 투자를 동기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G20 국가들이 뜻을 모아 함께 움직인다면 지출을 3분의 1 아끼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렇게까지 세계가 상호 의존적이었던 적이 없었다"며 약화할 대로 약화한 다자주의를 재건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까지 이어지는 파리평화포럼은 마크롱 대통령이 다보스포럼과 같은 세계적인 포럼을 만들겠다며 2018년 야심 차게 닻을 띄운 국제회의로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대부분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