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콜럼버스 동상도 잇따라 훼손…"인종차별 항의"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하면서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도 잇따라 훼손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는 콜럼버스 동상이 파손된 채 발견됐습니다.

동상의 머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파손된 조각은 근처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이 동상은 1979년 세워진 것입니다.

마티 월시 보스턴시장은 "콜럼버스 동상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1927년에 세워진 콜럼버스 동상이 훼손됐습니다.

인디언 원주민 인권을 옹호하는 1천여 명의 시위대는 리치먼드 도심 공원에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고, 흥분한 시위대 10여 명이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려 인근 호수에 내던졌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리치먼드 원주민 협회는 "우리는 경찰 폭력에 지친 흑인 사회, 아시아계 주민과 연대하고 있다"며 "콜럼버스 동상을 호수로 내던진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시위대는 "이 땅은 원주민의 땅", "콜럼버스는 집단학살자"라는 손팻말을 들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10월의 두 번째 월요일)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자는 여론이 높아졌고, 콜럼버스 동상에 대한 훼손도 잦아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