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상원 탄핵 심판 과정에서 '스모킹 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판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가 탄핵심리를 요동치게 할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언급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걸 원천봉쇄하기 위한 전면전에 들어간 셈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는 볼턴 전 보좌관의 신간 원고에 대한 예비 검토 결과, 이 회고록에 상당한 양의 기밀 정보가 포함된 만큼 현재 상태 그대로는 출판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검토 작업은 책을 펴내는 모든 백악관 출신 인사들에게 적용되는 검열 절차라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NSC는 볼턴 전 보좌관 측 변호인인 찰스 쿠퍼 변호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일부 정보는 일급비밀 수준"이라며 "연방법 및 당신의 의뢰인이 기밀 정보에 대한 접근권 확보를 조건으로 서명한 기밀유지 협약에 따르면 이 원고는 기밀 정보에 대한 삭제 없이는 출판 또는 공개가 불가할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 서한은 1월 23일 자로 돼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상원의 탄핵심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백악관이 볼턴 전 보좌관이 집필한 책의 출판을 반대하고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볼턴 전 보좌관이 오는 3월 17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상황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대선 주자의 수사를 연계하기를 원했다고 기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볼턴 전 보좌관 등에 대한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증인 채택 요구는 상원의 과반을 점한 공화당의 반대에 묻혀 싱겁게 무산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담긴 '폭탄 발언'에 대한 NYT 보도로 국면이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대변인이나 출판사, 변호사 측은 반응 요청에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볼턴 전 보좌관을 향해 독설과 악담을 퍼부으며 "나가자마자 곧바로 형편없고 사실이 아닌 책을 쓰고 있다. 모두 기밀의 국가 안보이다. 누가 이런 짓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