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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특별법정 추진"

이란 대통령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특별법정 추진"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특별법정을 설치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여객기를 격추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피격 정황을 보여주는 동영상 촬영자를 체포하는 등 진상규명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오늘(15일) 고위 법관 한 명과 전문가 수십 명으로 구성된 특별법정을 설치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 사건을 심리하는 방안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사건이 아니다"며 "전 세계가 이 재판을 지켜볼 것"이라고 특별법정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8일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테헤란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쏜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습니다.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졌습니다.

이란 당국은 사건 초기 '기계적 결함'을 추락 이유로 밝혔다가 동영상 등 피격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이어지자 사건 발생 사흘 만에 미국 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공군 지휘관 출신인 로하니 대통령은 "공중방위 문제에 익숙한 내가 보기에 이번 일은 한 사람의 책임일 리가 없다"며 "발사 단추를 누른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격추 주체인 혁명수비대는 테헤란 상공에서 여객기가 격추되는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진 이란인을 체포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대통령이 아니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지시를 따르는 조직입니다.

이렇게 정부와 혁명수비대가 배치되는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은 이란 지도부 내 권력 투쟁 양상을 드러낸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테헤란 등에서는 격추 사실 은폐에 항의하는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습니다.

격추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도 추가로 인터넷에 공개됐습니다.

새 영상은 미사일 발사 지점 근처에 있는 군사 시설로부터 6.5㎞ 떨어진 비드카네 지역의 건물 지붕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서 촬영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영상을 보면 여객기가 미사일에 맞고 나서 약 23초 후 또 한 발을 맞았으며, 화염에 휩싸인 기체는 테헤란공항 방향으로 선회하다 몇 분 후 폭발하면서 추락했습니다.

지금까지 여객기의 교신 송수신기 작동이 중단된 이유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새 영상으로 볼 때 첫 번째 미사일에 송수신기가 파괴된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는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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