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참사 결국 법정으로…유가족 "충북도 상대 소송"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책임 문제가 법원에서 다뤄지게 됐습니다.

유가족협의회는 오늘(21일) 오후 추모비가 마련된 제천 하소동 체육공원에서 2주기 추모식을 열고 "제천 화재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인정받기 위해 마지막으로 소송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충북도를 상대로 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승소한다면 도의 책임을 판결문에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동일 협의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돈 몇 푼 더 받고자 지난 2년간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민 대표는 "가족의 목숨을 앗아가고 유가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자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것만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고 우리 사회가 좀 더 안전한 사회로 변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송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계속될 것이 명백하지만 유가족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절규이자 고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소송을 통해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습니다.

소방합동조사단과 경찰은 소방장비 관리 소홀과 초기 대응 실패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봤으나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소방 지휘부에 대해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유가족 측이 이에 반발해 제기한 재정신청에 대해서도 법원은 올해 3월 "사고 당시 소방 지휘부가 했던 조치를 돌아보면 최선이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기각 결정을 했습니다.

충북도는 화재 참사 이후 유가족 측과 위로금 지급 문제를 협의해 왔으나 유가족 측이 도내 소방 최종 책임자인 이시종 지사의 '책임 인정'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려왔습니다.

도는 '책임 통감' 수준의 문구를 합의서에 넣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충북도 관계자는 "유가족 측이 제기하는 소송에 대응하면서도 협상은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