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이 상원 대표성의 불균형 때문에 최소치로 잡을 경우 미 인구 7%의 '대표자'만 반대해도 부결된다는 지적이 19일(현지시간) 제기됐습니다.
대의 민주주의의 특징상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이 대통령이나 의원으로서 지역을 대표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대체로 의원들은 자기 지역의 대다수가 원하는 바람을 반영해 의정활동을 하게 됩니다.
미 하원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표결 결과도 그러한 연장선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상원 탄핵심판에서는 이러한 경향과는 다소 동떨어진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하원에서 탄핵 찬성률은 53%를 기록했습니다.
하원의원의 지역구는 대체로 크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미국 인구의 약 53%가 탄핵 찬성표를 던진 의원의 지역구에 거주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유권자가 지역 의원과 탄핵에 대한 의견이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달 WP와 ABC 뉴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일반 여론보다 하원 표결에서 탄핵 찬성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원에서는 찬반 격차가 8%포인트였지만, 여론조사에서는 3%포인트였습니다.
그러나 탄핵안을 최종 표결할 상원에서의 차이는 훨씬 크다고 WP가 전했습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하원처럼 소속 정당에 따라 찬반이 엇갈린다면 하원과 반대로 53%가 탄핵에 반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인구의 절반 이상은 탄핵을 찬성하는 상원의원의 지역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상원 결정과 유권자의 정치 의사에 불일치가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찬성 67표가 필요한데 역으로 34표만 확보하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인기가 없어도 1개 주당 상원의원이 2명이므로 17개 주에서만 반대표를 끌어내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극단적으로 17개 주를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만으로 꼽는다면 전국 인구의 7%만으로 하원에서 가결된 탄핵안을 뒤집을 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합니다.
이와 달리 하원 표결 결과에는 인구 분포상 유권자의 불만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투표한 인구의 66%는 탄핵안을 찬성한 의원의 지역구에 거주하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60%는 탄핵안을 반대한 의원의 지역구에 거주하기 때문입니다.
탄핵이나 대통령 선거인단과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헌법적 사안에서 상원이 전국적 흐름에서 벗어나는 판단을 내리는 일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탄핵안이 통과됐고, 상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리한 점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