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피살된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인은 러시아 남부 북(北)캅카스지역 테러조직에 소속돼 활동하면서 자폭 테러범을 훈련시키는 일을 했다고 러시아 보안기관 관계자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에 조지아인 젤림한 한고슈빌리(40.
일명 토르니케 K)가 북캅카스 지역에서 러시아 정부 기관이나 보안 기관 소속 인사들을 겨냥한 자폭 테러를 저지를 테러범들을 훈련하는 일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고슈빌리가 체첸 범죄 집단과 북캅카스 지역 및 중동 지역 테러조직 간 긴밀한 접촉을 주선해왔다"면서 "그가 체첸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테러조직의 지시를 받아 북캅카스 지역에서 테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책임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한고슈빌리는 체첸 분리주의 운동 지도자로 2005년 러시아 정보기관 특수요원에게 암살당한 아슬란 마스하도프, 역시 체첸 반군 지도자로 2006년 러시아 정보기관 공작으로 암살된 샤밀 바사예프 등과 연계돼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소개했다.
한고슈빌리는 특히 바사예프의 지시로 지난 2003~2004년 북캅카스 지역 잉구세티아에서 테러 활동을 하는 무장조직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한고슈빌리는 지난 8월 23일 베를린 시내 공원인 티어가르텐에서 인근 이슬람 사원으로 가던 중 총격을 받고 숨졌다.
독일 경찰은 권총과 소음기를 버린 뒤 전동 스쿠터를 타고 현장을 벗어나려던 러시아 국적의 남성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독일 검찰은 이 사건이 러시아 정부나 친러 체첸 정부의 지시로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4일 자국에서 발생한 조지아인 살인 사건과 관련해 배후로 의심되는 러시아의 외교관 2명을 추방 조처했다.
이에 러시아는 조지아인 살인 사건에 러시아가 개입돼 있다는 추정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독일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