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악몽 같은 날을 보냈습니다. 오늘(4일) 새벽 에버튼 원정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백태클을 했는데, 넘어지던 상대 선수가 토트넘의 다른 선수와 또 한 번 부딪혔고 발목을 크게 다친 겁니다. 죄책감에 오열하던 손흥민 선수는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습니다.
이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후반 18분 토트넘의 첫 골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손흥민은 수비수 다리 사이로 송곳 같은 패스를 찔러 알리의 선제골을 도와 리그 3번째 도움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습니다.
후반 34분 악몽 같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현지 중계 : 오, 태클이 늦었어요. 경고를 받겠네요.]
손흥민의 백태클에 중심을 잃은 고메스가 오리에와 충돌하며 쓰러졌는데 이 과정에서 오른 발목이 골절되고 말았습니다.
고메스의 상태를 본 손흥민은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습니다.
경고를 줬던 주심은 부상을 확인한 뒤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오열하던 손흥민은 주변의 위로를 받으며 고개를 숙인 채 퇴장했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에버튼의 동점 골로 승부는 극적으로 끝났지만 '백태클' 파장은 계속됐습니다.
골절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오르게 된 고메스의 쾌유를 비는 동료와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손흥민을 향해서도 상대 팀 선수들까지 위로했습니다.
[알리/토트넘 미드필더 : 라커룸에서 손흥민은 울고 있었어요. 쏘니(손흥민 애칭)는 정말 착한 사람이고, 결코 누구를 고의로 해할 사람이 아니에요.]
[BBC 매치오브더데이 : 비슷한 경험이 있는 에버튼 주장 콜먼 역시 손흥민을 위로하러 토트넘 라커룸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또 손흥민의 퇴장이 백태클 자체가 아니라 부상의 심각성에 따라 감성적으로 결정됐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토트넘은 고메스의 쾌유를 빌면서 손흥민의 퇴장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