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가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및 그 가족을 둘러싼 수사에 대해 "정치개입"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 모 부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의 편파수사, 정치개입 부끄럽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진 부부장은 이 글에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 검찰이 민주국가의 선거에 의한 통제 원칙의 본분을 잊고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잘못된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 부부장은 "지난 3주 동안 110만 건의 기삿거리를 쏟아내면서 '당신이 이렇게 의혹이 많으니 그만둬라, 물러나지 않으면 주변을 더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족을 넘어 사건의 참고인들, 참고인의 주변인들을 뒤지는 듯한 인상을 언론에 흘리면서 '재판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진술하지 않으면 너의 비리를 더 수사할 것'이라는 압박을 주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총장님과 중앙지검장님께 궁금한 점"이라며 다른 한국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기재된 한 논문을 거론했습니다.
그는 "이 학생은 현재 고위 공직에 계시는 어떤 분의 아드님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이 사건 역시 (동양대) 표창장을 추적하듯이 수사할 수 있는지"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의 정의 관념으로부터 출발했다"며 "같은 사안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검찰, 부끄럽다"고 적었습니다.
이 같은 시각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리는 모습입니다.
이모 검사는 진 부부장의 게시글에 답글을 달아 "사실상 외부로 공개되는 게시판에 수사기록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정치적이다 편파적이다' 비난하는 것은 검사로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모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 4일 이프로스를 통해 조 장관(당시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임 검사는 "법무부 장관이란 누가 보더라도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말을 믿을 수 없는 자리인 만큼 기존에 장관으로 재임 중이었다 해도 사퇴하는 게 옳다"며 "새로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바로 수사에 영향을 주는 행위다. 말을 듣지 않는 검사에게는 '너 나가라'라고 말하겠다고 공언한 법무부 장관이라면 더 그렇다"며 "취임 자체가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협박"이라고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