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 2차대전 첫 폭격 현장서 "용서 구한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80주년 행사에 잇따라 참석해 과거사에 대해 용서를 구했습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폴란드 중부 비엘룬에서 열린 2차 대전 80주년 행사에서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비엘룬 공격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독일의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들을 기리며 용서를 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비엘룬에서 벌어진 참사에 대해 아는 독일 국민이 너무 적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은 1939년 9월 1일 오전 4시 40분 비엘룬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폴란드를 침공했습니다.

소도시였던 비엘룬은 순식간에 도심의 75% 이상이 파괴됐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 1천200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후 5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폴란드에선 유대인 300만명을 포함해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600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바르샤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는 폐허가 됐습니다.

비엘룬에서의 행사는 80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전 4시 40분에 시작됐습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행사에 참석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린 비엘룬 공습은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이자 전쟁범죄"였다고 말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목격자들이 모두 사라져도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을 잊을 수 없다"면서 "이는 비엘룬, 그리고 폴란드와 외국의 다른 많은 곳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2차 대전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비엘룬을 찾은 데 사의를 표하면서 "독일인들이 비엘룬에서 벌어진 참사와 당시 주민들, 그리고 세계 대전의 시작이 어땠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비엘룬 방문을 일종의 "도덕적 배상"으로 규정하면서, 힘겨운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는 행동에는 "용서하고 우정을 쌓을 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