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들은 오늘(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하에 어제 '새 무기 시험사격'이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새 무기 시험사격'은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지난 10일 발사한 뒤 11일 북한 매체들이 그 발사에 대해 사용한 표현과 동일합니다.
또 북한 매체가 오늘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이 미사일들은 북한이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 발사했던 것과 외형상 같았습니다.
2개의 사격형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대도 같은 형태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새 무기'라고만 언급한 채 구체적인 명칭은 생략했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에이태킴스'와 비슷한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에이태킴스는 속도 마하 3, 길이 4m, 직경 600㎜로, 수백 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단 한 발로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북한의 '새 무기'는 에이태킴스보다 길이와 둘레가 더 크고 비행속도 역시 2배 빨랐다는 점에서 더욱 큰 파괴력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이뤄진 어제(16일) 시험 발사의 목적은 주로 저고도 정밀타격 능력을 시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 10일 발사된 미사일들은 고도 약 48㎞로 400여㎞ 비행했고, 어제(16일) 쏜 미사일들은 고도 30㎞, 비행거리 230㎞로 파악됐습니다.
최대 비행속도는 둘 다 마하 6.1로 동일했습니다.
두 번째 시험발사에서는 고도를 18㎞, 사거리를 170㎞가량 줄여 발사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사일의 정점 고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요격이 어려워집니다.
이 바위섬은 함경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에 있는 '알섬'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지난 6일 황해남도 과일군 지역에서 발사한 KN-23이 내륙을 가로질러 정밀타격했던 목표물 역시 이 알섬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신형무기를 탑재한 이동식발사대가 울창한 숲속에서 기동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이 무기체계의 은밀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스커드 계열 단거리 미사일은 연료주입에서 발사까지 30~40분이 소요되지만 고체연료 기반의 이 신형미사일들은 10~15분 내로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전방에 배치한다고 가정하면 육·해·공군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 평택 미군기지, 한국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되는 청주 기지, 성주 주한미군 사드 등이 모두 타격범위에 들어갑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북한이 올해 들어 최소 다섯 번 시험발사한 KN-23, 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와 함께 '신형무기 3종 세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제 두 번째 시험발사가 이뤄진 만큼, 데이터 수정·보완 등을 위한 추가 시험발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함흥에서 직선거리로 100㎞가량 남쪽에 있는 통천군으로 이동해 이 무기의 두 번째 시험발사를 진행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통천군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50㎞가량 떨어진 곳으로, 특히 남북이 지난해 맺은 9.19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지명이기도 합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군사합의에 따라 MDL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고, 해상에서는 서해의 경우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의 경우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가 군사합의 위반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한미 연합연습이나 남측의 첨단무기 도입 등을 비난하는 북한이 앞으로 군사합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발신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북한의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본격적인 북미 대화국면이 시작되기 전 기존에 진행돼온 신형무기 개발을 서둘러 완성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