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포항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최근 남구 오천읍 일대에서 붉은색 수돗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시에 들어왔다.
이날 오후 오천읍 한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주민은 "얼마 전 인천과 마찬가지로 오천읍 일대에서 붉은색 수돗물이 나오고 있다"며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1분간 수돗물을 틀고 물티슈를 갖다 댄 결과 확연하게 얼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천읍 아파트단지 주민 10여명도 지은 지 6년이 조금 넘은 집에서 붉은색 수돗물이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주민은 "수돗물을 욕조에 받았다가 물을 빼면 평소에는 하얀색 얼룩이 남는 데 이번에는 적갈색의 얼룩이 남았다"고 말했다.
오천읍의 또 다른 신축 아파트단지도 붉은색 수돗물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한 주민은 "물에서 비린내가 나고 붉어 우리 집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아파트단지 전부 다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포항 여성들이 가입한 인터넷카페에는 수돗물을 튼 뒤 3분 만에 적갈색으로 얼룩졌다는 물티슈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한 주민은 "보통 필터를 설치하면 한두 달 쓰는데 최근에는 1주일 만에 필터가 한 달 이상 쓴 것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필터가 2주 만에 시커멓게 변했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에 대해 수돗물 원수에 미량 포함된 망간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정수과정에서 망간을 제거해 먹는 물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가정에 보내고 있지만 필터기가 극미량 망간을 여과하는 과정에서 색이 변한다"는 입장이다.
또 "망간은 미네랄 한 종류로 다량 섭취하면 문제가 생기지만 미량은 인체에 해가 없고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도관 내부 침전물로 인해 붉은색 수돗물이 나온 인천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는 다만 주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수처리와 수질검사를 강화하고 매일 1시간 오천읍 일원 상수도관에서 물을 빼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포항시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시민은 "수돗물은 깨끗하게 나와야 하는데 뭔가가 검출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