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바다를 통해 유입되는 대규모 불법 이민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그리스가 무인 소형비행선을 동원해 해상 감시 활동을 벌인다.
30일(현지시간) dpa·EFE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EU) 국경관리기구인 '프론텍스'(Frontex)와 함께 무인 비행선을 투입해 그리스 동쪽 끝 사모스섬과 터키 사이에 있는 미칼레 해협에서의 불법 이민자 이동을 감시한다.
이번 활동은 이날부터 28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35m 길이의 비행선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비롯한 다양한 관측 장비와 레이더, 자동식별시스템 등 첨단 장비가 장착돼 불법 이민자들의 이동을 24시간 감시하게 된다고 그리스 당국은 설명했다.
관련 정보는 사모스섬 연안에 있는 그리스 해안경비대 함정으로 실시간 전송돼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리스 당국은 비행선이 해상에서 불법 이민자를 태운 선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이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고자 비행선을 띄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EFE통신은 전했다.
그리스 자체적으로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무인 비행선을 투입해 테러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한 공중 감시를 시행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이달 초 보수 성향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취임한 뒤 강경한 방향으로 불법 이민자 정책 변화를 모색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폭 2㎞가 채 안 되는 미칼레 해협을 사이에 두고 터키 영토와 마주한 사모스섬은 레스보스·키오스·레로스·코스 등 다른 에게해 섬들과 더불어 터키를 거점으로 한 불법 이민자들이 그리스로 밀입국하는 주요 행선지로 꼽힌다.
현재 이들 5개 섬의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만 1만9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용 인원(6천 명)을 3배 이상 초과하는 수치다.
EU는 2016년 터키 정부와 터키에 머무는 불법 이주민들에게 금전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들의 EU 영토 진입을 차단하기로 합의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터키에는 현재 350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 출신 난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