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최근에 북한 측과 매우 긍정적인 '친서 왕래'(correspondence)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 북한과 작은 친서 왕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습니다.
이어 "매우 긍정적인 친서 왕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친서가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오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풀 기자단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그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아마도 그들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과 관련해 잡힌 일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협상이 언제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리는 만날 것"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리도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바로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 14일)을 축하하는 친서를 보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답신 성격의 친서를 보낸 바 있습니다.
친서 외교를 통한 북미 정상의 '톱다운 대화'는 북미 교착국면을 뚫는 돌파구가 됐고,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었던 지난달 30일(한국시간) 극적으로 성사된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이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6일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간 '19-2 동맹' 연합위기 관리연습(CPX)을 비난하고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실무협상 재개 문제를 연계하며 대미 압박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실무협상 재개가 북미 정상이 합의했던 시점을 넘겨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정상의 친서 외교가 실무협상을 본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다만 북한이 준비될 때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간표에 쫓기기보다는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실질적 성과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침으로써 북한 측에 '시간을 줄 테니 비핵화에 관한 결단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촉구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한미연합훈련-실무협상 재개' 연계 압박 직후인 지난 16일에도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다", "결국 좋은 일어날 것"이라고 낙관론을 견지하면서도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 나는 전적으로 서두를 게 없다"고 속도조절론을 다시 꺼낸 바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협상이 곧 시작되길 희망한다"며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거듭 내비치면서도 북한 측을 향해 "나는 그들이 (협상장에) 나타날 때 다른 입장을 취하기를 희망한다"며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상의 목표는 북한 비핵화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