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쓰며 소녀상에 침뱉은 남성…잡고보니 한국인

경기 안산에서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한 결과 이들은 모두 한국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오늘(6일) 모욕 혐의로 31살 A씨와 25살 B씨 등 20~30대 한국인 남성 4명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A씨 등은 오늘 새벽 0시 8분쯤 안산시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목격한 시민 2명이 각각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자들은 A씨 무리 중 1명이 일본어를 구사한 점을 근거로 이들이 일본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A씨 무리 등은 모두 현장을 떠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오늘 오후 3시쯤 A씨와 B씨를 검거했습니다.

또 이들 일행인 다른 남성 2명에게도 연락을 취해 경찰서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A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소녀상을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술기운에 소녀상에 침을 뱉고,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며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제지하는 시민에게 일본어를 썼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A씨 등이 침을 뱉은 대상이 사람이 아닌 조형물에 해당하지만, 모욕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별도의 관리 주체에 의해 유지·보수되기 때문에 이들의 행위가 소녀상 관리 주체, 나아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모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상록수역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6년 8월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역 남측 광장에 세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