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한달가량 앞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식수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의 양이 크게 부족한 데다 그마저도 국내의 수질검사를 통화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수영대회 조직위원회는 국산 물을 준비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5일 수영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조직위는 다음 주 공고를 내고 대회 기간 생수를 공급할 국내 업체를 공모할 예정이다.
식수와 음료 사용에 권한이 있는 국제수영연맹(FINA)과 후원 계약을 맺은 중국 생수 업체 농푸가 공급하는 생수가 40만병(500㎖ 기준)에 불과해 필요량에 크게 못 미쳐서다.
조직위는 운영 인력, 자원봉사자 등을 포함해 필요한 생수를 130만 병으로 추산하고 나머지는 국산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물은 선수·임원이 마시고 나머지 국산 물은 운영 인력, 자원봉사자 등이 마시게 된다.
조직위는 다음 달 점검차 광주를 방문하는 FINA에 이 같은 상황을 알리고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FINA가 후원 계약을 들어 문제를 제기한다면 뾰족한 해법이 없어 조직위는 FINA의 이해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역, 수질검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중국에서의 추가 수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입 절차가 진행 중인 중국 물이 국내의 수질검사를 통과할지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에서 들여오는 생수 40만 병은 수입 절차를 마치고 조만간 인천항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인천항에 임시 보관하고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질검사를 하게 된다.
중국보다 국내의 수질 기준이 더욱 까다롭고 최근 중국 농푸가 과거 수질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수질검사를 통과하면 7월 초 물을 광주로 가져와 보관할 계획이다.
식수 부족에 대비해 조직위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협의해 병물인 '빛여울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이번 대회를 친환경 대회로 치르겠다며 플라스틱병의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식수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중국과 국산 물도 플라스틱병에 들어있는 만큼 '플라스틱병을 쓰지 않겠다'는 조직위의 방침은 헛구호가 됐다.
선수촌, 경기장 등에 식수대를 설치하고 경기장에서 활동하는 운영 인력이나 자원봉사자에게는 텀블러를 구비해 물을 상비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식수 문제의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FINA와 협의해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 국산 물을 준비해 대회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회를 코앞에 두고 예견된 식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FINA와 국산 물 사용 문제 등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면서 조직위의 준비 부족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