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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모에 이란은 核 카드 만지작…美 합의 탈퇴 1년 만에 긴장 고조

美 항모에 이란은 核 카드 만지작…美 합의 탈퇴 1년 만에 긴장 고조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공식 탈퇴한 지 1년이 되는 8일 양국 사이의 긴장이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차례로 복원하고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의 예외 조치를 중단한 데 이어 항공모함과 폭격기 파견을 밝히며 경제·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 도화선이 됐습니다.

이에 맞서 이란도 미국의 합의 탈퇴 1주년을 맞아 마찬가지로 핵합의 의무이행을 줄이겠다고 선언하며 핵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돼 핵위기 재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달 8일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트럼프 행정부는 주말인 지난 5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를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항모전단과 폭격기 중동 배치의 배경으로 나란히 '미국의 이익'에 대한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어제(7일) 성명에서 이란과 이란의 대리군이 이 지역에서 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최근의 뚜렷한 징후 때문에 더 많은 병력을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NN은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 목표물에 대해 공격을 감행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미국이 믿게 하는 여러 정보 중 하나가 미사일 이동에 대한 우려라고 전했습니다.

유럽 순방 중 독일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한 폼페이오 장관도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를 전격 방문해 대이란 경고 메시지를 더했습니다.

독일 총리,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당일 취소하고 동행 취재기자단에도 행선지를 알리지 않을 정도의 긴박한 일정이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단에 이라크 방문이 고조되는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 합의 탈퇴 1주년인 8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 정부의 입장을 밝히기로 해 귀추가 주목됩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가 핵 합의를 통해 동결한 원심분리기 생산 등 핵 활동을 일부 재개하고, 한도 이상의 우라늄 농축을 시작해 국제사회에 경고를 보낼 것으로 이란 매체들은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란이 당장 미국과 마찬가지로 핵합의에서 완전히 탈퇴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란의 미래 행동은 핵 합의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여기에서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영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을 겨냥한 화력 증강의 구체적인 이유를 내놓지 않으면서 갑작스럽게 양국 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잠재적인 '타깃'으로 이란 정규군뿐 아니라 중동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란의 '대리군'을 일일이 언급한 것이 의미심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란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의 이슬라믹지하드와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조직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쐈다는 보도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디언은 볼턴과 폼페이오가 아마도 이란이 최근 제재 강화 등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이용하거나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폭력을 선동하는 다른 작전을 계획할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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